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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애플카 빛 못 봤지만 LG 전장은 계속 달린다

LG전자의 숙원 사업이나 다름없었던 '애플카'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됐다. 미래 모빌리티 선구자로 우뚝 설 기회를 놓쳤지만 다행히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LG전자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전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는 신성장 동력으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에 꾸준히 힘을 싣겠다는 포부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중순까지만 해도 10만원을 바라봤던 주가가 9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핵심 모빌리티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포기 소식이 확산한 시점에 LG전자의 주가도 주춤했다.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소식통은 애플이 10년간 공들여 운영한 전기차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에 개발 중단 방침을 알렸고, 2000여 명의 직원은 대부분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는 해고될 가능성도 제기됐다.애플 전문가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 경제 방송 CNBC에서 "애플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AI에 집중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수년간 러브콜을 보내온 LG전자는 허탈한 상황에 놓였다.LG전자는 2021년 적자를 이어가던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철수했다. 전기차 전환 가속과 자율주행 시대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전장에 역량을 쏟기로 한 것이다.이 과정에서 공식 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자사 스마트폰의 빈자리를 아이폰으로 채웠다. 이동통신 유통점이 반발하자 상생 협약까지 체결해 애플의 판매 거점을 확대했다.같은 그룹사인 LG유플러스의 황현식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애플의 스마트워치를 차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LG전자와 애플 간 협업 가능성을 묻는 질문도 끊이지 않았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 초 미국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애플카 협력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애플카는 신기루가 돼버렸지만 LG전자의 이정표에는 변함이 없다. 이미 전장은 가전과 함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전기차의 심장인 파워트레인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조명을 삼형제로 앞세워 VS(전장)사업본부는 지난해 출범 10년 만에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프리미엄 TV 리더십을 확보한 HE사업본부(14조2328억원)와 맞먹게 됐다. 전체 연결 매출에서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2%까지 올라왔다. 자동차 부품뿐 아니라 충전 솔루션 사업도 조 단위 매출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미 텍사스주 전기차 충전기 제조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다만 예전 같지 않은 전기차 수요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성장 둔화에 따른 완성차 수요 정체와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하반기 소비 여력 회복으로 북미 지역 중심의 전기차 수요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이어 "단기 수요 감소에 대비해 오퍼레이션을 유연하게 대응하고 수익성 개선 활동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11 07:00
IT

"유튜브 나와" 네이버, 나우 아픔 딛고 치지직·클립 쌍두마차 전면에

유튜브와 틱톡 등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의 폭격에 입지가 좁아진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숏폼(짧은 동영상)과 실시간 스트리밍이라는 무기를 양손에 들고 진검승부에 나선다. 텍스트 기반 검색 의존도를 탈피해 콘텐츠 놀이터로 과감히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다.네이버는 한차례 실패를 겪었지만 개의치 않고 거침없이 칼을 빼들었다. 전례가 있었나 의심이 들 정도로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키더니 터줏대감까지 위협하고 나섰다. 치지직 선전에 아프리카TV도 긴장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영상 기반 서비스인 '치지직'(게임·예능 스트리밍)과 '클립'(숏폼)은 공개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이용자 저변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치지직은 인기 크리에이터를 대거 확보하며 초반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작년 12월 베타 테스트를 개시한 뒤 곧장 비즈니스 모델인 유료 후원 기능을 접목했고,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기 직전인 지난달 중순에는 모든 크리에이터에게 방송을 허용했다.'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프로게이머로 활약했던 '앰비션' 강찬용을 비롯해 인기 게임 방송인 '릴카'와 '풍월량', '따효니' 등이 파트너 스트리머로 활동 중이다.'침착맨'으로 잘 알려진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이말년(본명 이병건)도 트위치에서 넘어와 22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끌어들였다. 포털의 메인 광고까지 내어주는 네이버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치지직은 출시 1개월 만에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130만명을 달성했다.스트리머 후원 모델은 단순화했다.'팬'(월 4900원) 또는 '형광팬'(월 1만4900원)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광고 없는 방송 시청과 네이버페이 결제 시 1% 적립, 구독 전용 이모티콘·배지 등의 혜택을 준다. 형광팬은 후원 시 대기열 1순위로 노출한다.실시간 인터넷 방송의 대명사나 다름없었던 아프리카TV도 바짝 긴장했다.통계 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십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3일까지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최고 동시 방송 수는 각각 5218명, 5171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최고 시청자 수는 아프리카TV가 37만4148명으로 치지직(22만1012명)을 압도했다. 평균 시청자 수도 아프리카TV(14만4631명)가 치지직(8만67명)보다 2배가량 많았다.그런데 치지직이 꾸준히 몸집을 키우는 사이 아프리카TV가 주춤한 것이 눈에 띄었다. 아프리카TV의 최고 시청자 수는 전주 대비 약 2만8000명이 빠졌는데, 치지직은 그만큼 더 늘었다.네이버 관계자는 "치지직은 4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관련 기능을 고도화하며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앱 메인 차지한 클립숏폼 대세에 네이버 클립은 앱 화면 검색창 아래 명당을 당당히 차지했다. 개인화 추천 영역에 블로그와 같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로 표출되고 있다.지난해 12월과 비교해 올해 2월 클립 재생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앱 개편을 마치고 3개월 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성과 지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콘텐츠 조회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현재 클립 영상은 네이버가 선정한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서비스를 개방할 방침이다.올 초 클립 크리에이터 시상식에서 1등에 오른 요리 콘텐츠 전문 '마요 푸드'는 "크리에이터들의 놀이터를 만들어준 네이버에 감사를 표한다.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네이버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열풍이 불자 2019년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표방한 '나우'를 야심차게 내놨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국내 대표 방송인 강호동을 내세운 토크쇼도 선보였지만 2022년 말 아쉽게 막을 내렸다. 나우는 재작년 네이버 TV와 통합됐고, 지난해 말 PC 버전까지 합쳐지며 브랜드가 희석된 모습이다.네이버 관계자는 "나우의 강점이었던 오리지널 콘텐츠와 네이버 TV의 전문 창작자들이 만든 영상을 두 축으로 삼아 서비스를 활성화할 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네이버가 영상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것은 유튜브가 토종 플랫폼을 제치고 국민 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통계에서 지난 1월 유튜브의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40시간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찍었다. 월간 기준 이용자 순위도 네이버가 유튜브에 2위를 내준 지 오래다.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숏폼 콘텐츠 수요 증가세에 따른 트래픽 이동이 광고·커머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전망이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07 07:00
산업

[IS리포트] 정의선·박정원·김동관 오너 일가의 남다른 '로봇 취향'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로봇과 관련해 인수합병과 지분 확보, 상장, 분사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등 로봇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오너 일가들은 각기 다른 로봇 취향으로 남다른 미래 먹거리 선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봇개’와 등장 정의선,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최대 베팅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4일 취임 3년을 맞았다. 2020년 회장 취임 후 정의선 회장의 최대 베팅은 로봇 분야에서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8억80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미국의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 정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이었다. 현대차그룹의 인수합병 역사를 보더라도 20억 달러(2조5000억원)를 투자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개인 사재 2490억원을 투자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20%를 확보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30%), 현대모비스(20%), 현대글로비스(10%)와 지분 확보에 공동 참여했다. 현대차 측은 “개인적으로도 로봇 산업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지분 참여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내년 중 예정대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미국 시장에 상장한다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급증할 전망이다. 만약 상장 후 시가총액 10조원이면 정 회장의 지분 20%는 2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그러면 정 회장은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지분 상속과 관련한 상속세 자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20년 현대차의 인수설이 나왔을 당시 기업 가치가 11억 달러였다.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는 미국 상장 기업과 비교해 그 가치를 산정하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시가총액은 상장 후 1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대표작인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대한 애정이 마치 애완견을 대하듯 각별하다. 특별한 이벤트마다 스팟과 함께 등장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정 회장은 스팟을 데리고 등장했다. 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022년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았을 때도 스팟이 에스코트를 담당하기도 했다. 스팟은 이달부터 세종시 이응다리를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순찰 로봇으로 투입되고 있다.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자율주행 기능과 원격 운영, 자동충전 기능을 보유한 스팟은 주야간 24시간 자율순찰 및 탑재 CCTV를 이용해 AI 기능을 기반으로 사람 쓰러짐, 화재 감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을 비롯해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연구용 로봇 '아틀라스', 창고 자동화를 위해 설계된 로봇 '스트레치'를 보유하고 있다. 스팟과 아틀라스가 방탄소년단(BTS)의 안무를 따라하는 영상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로봇 신사업을 통해 인류를 위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시장은 서비스, 인명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수요와 센서, 모터 등의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다. 향후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함께 더욱 커질 전망이다.2017년 245억 달러(26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로봇 산업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보이며 1772억달러(193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박정원 로봇 계열사 상장 성공,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조타수’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 상장과 더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이 신성장 동력의 핵심 축으로 꼽은 로봇과 관련해 사내 벤처부터 출발해 대기업 최초로 상장까지 성공시키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협동로봇 1위 업체인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끌어내리고 '로봇 대장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화그룹도 로봇 사업에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로봇 기업인 고스트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에 대한 시연 장면을 사무실에서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현대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경쟁사로 꼽히는 로봇 기업이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 4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의 부스를 방문해 스팟과 유사한 이 회사의 로봇과 기술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 4일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을 한화로보틱스의 출범과 함께 전략 담당 임원으로 선임했다. 김동선 전무는 로봇 사업의 ‘조타수’ 역할을 맡아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게 됐다. 전략 기획 부문을 총괄하며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이번에 신설된 한화로보틱스는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한 것이다. 지분은 ㈜한화가 68%, 호텔앤드리조트가 32% 보유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음식 조리와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 사업장 곳곳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동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한화로보틱스는 사람과 같은 작업 공간에서 협력하는 협동로봇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산업용 협동로봇뿐 아니라 고객을 직접 응대할 수 있는 서비스용 앱 개발을 통해 라인업을 늘려갈 계획이다. 건물관리 로봇 등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제품 출시도 추진한다.김동선 전무는 "로봇은 앞으로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 사업이 될 것"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2022년 2조2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6조4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100억원대의 매출에 머무는 등 아직 큰 경쟁력은 가지고 있진 않다. 로봇 산업에 뛰어든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발전 속도가 경쟁사에 비해 더딘 상황이다. 이에 한화로보틱스의 출범을 통해 신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그래도 한화로보틱스는 2022년 기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로봇 분해·조립 앱 순위 세계 5위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로보틱스는 지난 9일 갤러리아백화점 서울 명품관에 협동로봇을 선보였다. 로봇이 고객에게 원하는 꽃을 선물하고, 핀볼 게임을 즐기는 흥미로운 모습을 연출하며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함께 용접 로봇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이고, 앞으로 로봇 사업과 관련해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6 07:00
자동차

[카 IS 리포트] 중국 대신 인도...새판 짜는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공장을 사들이며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감소하는 가운데 새 시장으로서 인도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뜨는 시장' 인도에 승부 걸어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인도 하리아나주 현지법인에서 GM 인도법인과 탈레가온 공장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글로벌 구조조정 일환으로 인도에서 철수하는 GM의 현지 공장을 인수한 것이다.회사 측은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금액은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업계에서는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현대차가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가 판매되며 중국(2320만대), 미국(142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 14억명에 달하는 인구 대비 자동차 보급률은 전체 가구의 8.5%(유로모니터)에 불과하다.업계 관계자는 "인도의 승용차 시장 규모는 아직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거대한 인구, 소비력 증가 등을 볼 때 수요 성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실제 인도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현대차는 지난 7월까지 인도에서 34만6711대를 판매하며 일본 마루티스즈키(41.7%)에 이어 점유율(14.6%) 2위를 지키고 있다. 기아는 15만6110대(점유율 6.6%)로 5위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탈레가온 공장의 본격 가동과 기아 현지 공장 증설로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아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한 것도 이 때문이다.현대차그룹은 전반적인 생산력 확대뿐 아니라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전기차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도 나선다.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동화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펼치며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자국 자동차 산업 성장을 추진 중이다.지난해 인도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4만8000대 수준으로 승용차 시장에서 비중은 1.2%에 불과하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커졌고, 올해에는 상반기까지 4만6650대로 작년 수준에 육박했다. 2030년 인도 시장에서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로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 생산 능력이 증대되는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김언수 부사장은 "올해는 현대차의 27년 인도 진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탈레가온 공장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제조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픈손가락' 중국 시장은 몸집 줄이기 현대차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인도 시장과 달리 중국 시장에서는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최근 수년동안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현지 판매 차종을 큰 폭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은 늘려 사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현대차는 우선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13종에서 8종으로 축소한다. 대신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량과 고성능 브랜드 'N'을 앞세워 판매 라인업을 재정비할 예정이다.기존 5개의 공장은 2개까지 줄인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총 5개의 공장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현지 판매가 줄어들면서 2021년 중국 1공장을 매각했고, 지난해 5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올해는 1개 공장의 생산을 추가로 중단할 계획이다.향후 가동 중단 2개 공장은 매각을 진행하고,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할 방침이다.현대차가 중국 사업 축소에 나서는 이유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다.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08년 토요타 차량 리콜 사태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에는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중국 진출 자동차 외자합작기업으로는 최단기 100만대 판매 클럽에 진입했다.그러나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한한령'이 본격화 되면서 판매량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사드 사태 직전이던 2016년 180만에 육박했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에는 33만대 수준에 그쳤다. 현지 시장 점유율도 1%대로 떨어졌다. 현대차 중국법인(베이징현대모터스)은 지난해 8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부진에 빠진 중국 사업을 고급화와 전동화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현대차의 돌파구지만 이 또한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다.당장 최근 급속도로 냉각된 한중관계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으로 중국 젋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일명 애국 소비(자국 제품 소비 운동)도 현대차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이런 이유로 중국 시장의 단기간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중국에서 침체에 빠졌기 때문에 당장 전기차와 SUV를 투입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진한 중국에 집중하기 보다는 뜨는 인도에 올인하는 것이 현대차에게는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8.21 07:00
프로축구

잼버리 태풍, K리그에 직격탄…상암 잔디 괜찮을까

한국 축구, 특히 시즌이 진행 중인 프로축구 K리그가 ‘잼버리 태풍’의 직격탄을 맞았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실한 대회 운영으로 논란이 됐고, 폭염에 이은 태풍 예보로 인해 참가자들이 조기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새만금에서 6일 열리기로 했던 K팝 잼버리 콘서트가 축구장으로 그 무대를 옮기기로 하면서 사달이 났다. 지난 6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수용 인력과 이동 조건 등을 종합한 결과 퇴영식인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직후 당일 오후 7시에는 K리그1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11일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가 열린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두 팀이 같은 장소에서 9일 맞붙는 FA(축구협회)컵 경기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전주에서 열리는 FA컵 경기를 연기한다고 밝혔고, 인천 구단은 전주에서 철수했다. 문제는 태풍이 북상한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K팝 콘서트 장소가 급히 또 한번 바뀌었다는 것이다. 콘서트 장소가 전주가 아닌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될 거라는 보도가 7일 쏟아졌다. 결국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기로 했던 FA컵 전북-인천전은 최종 연기하는 것으로 8일에야 확정됐다. 8일 오후, K팝 콘서트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는 문체부 공식 발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가 열릴 경우 연기가 불가피했던 12일 전북-수원 삼성의 K리그 경기(전주월드컵경기장)는 예정대로 치르는 것으로 8일 오후 확정됐다.이처럼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축구팬, 콘서트와 관련한 경기장을 쓰기로 했던 관련 구단, 프로축구연맹 및 대한축구협회 등은 그야말로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먼저 직격탄을 맞은 피해자는 전북과 인천 구단이다. 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인지 아닌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인천은 9일 FA컵 원정 경기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철수하는 과정에서 예약한 숙소, 훈련장을 취소하며 예약 취소 수수료까지 물었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꼬인 건 전북이나 인천 모두 마찬가지였다.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루마니아 출신의 단 페트레스크 전북 감독은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북과 인천 구단은 실수나 잘못이 전혀 없는데도 정부의 막무가내 행정 탓에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한창 순위 경쟁이 뜨거운 K리그 일정은 잼버리 K콘서트에 완전히 밀려났다. K리그 팬들은 축구가 무시당하는 굴욕감을 함께 느꼈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음 희생양은 최종 콘서트 장소로 확정된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리고 이 경기장을 홈으로 쓰는 FC서울 구단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시즌이 한창일 때 다짜고짜 잡힌 대형 콘서트 일정 탓에 치명적인 잔디 손상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그동안 잔디 문제로 속을 썩은 역사가 워낙 오래됐기에 축구팬들도 분노하고 있다. 국가대표 공식경기인 A매치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때마다 푹푹 패이고 죽은 잔디가 곳곳에 보이는 이곳의 잔디 상태는 늘 도마에 올랐다. 2017년에는 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이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상암(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는 게 정말 싫다”고 공식인터뷰에서 말할 정도로 비판이 거셌다. 축구 경기가 아닌 대형 콘서트 개최로 인해 잔디가 자주 망가졌던 ‘악몽의 기억’이 생생한 것도 문제다. 2021년 가을에 열린 대형 콘서트에서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 피치 안에 들어가서 공연을 관람한 후 심각한 잔디 훼손으로 오랜 후유증을 겪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이런 혹평 끝에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잔디를 하이브리드로 완전히 바꿨다. 하이브리드 잔디로 바꾸는 과정에서 예산 10억원을 투입했다. 양생 과정에도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이때 하이브리드 잔디로 바꾼 이후에는 지금까지 그라운드 위에서 대형 콘서트가 열린 적이 없었다. 이번에 잔디 훼손이 우려되는 대형 콘서트가 열릴 뿐만 아니라, 그 과정 역시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의 졸속행정 끝에 축구계가 희생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축구팬의 분노가 극에 달한 이유다. 본지가 9일 오전 확인한 결과, 서울월드컵경기장 S구역 앞으로 무대 설치 공사가 한창이었다. 무대 일부는 피치 안의 페널티 박스까지 튀어나온 채로 설치돼 잔디 훼손이 불가피해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설공단 관계자 A는 본지와 통화에서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도록 협조를 계속 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축구 경기가 훼손되지 않을 방법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잔디가 훼손될 경우 복구 방법과 기간은 어떨까. 관계자 B는 “일단 (복원 규모나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콘서트가 끝난 뒤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소규모 파손이라면 파손부위 옆에 잔디가 자라게 유도할 수 있다. 그보다 크면 해당 규모만큼 잘라내 새 잔디를 끼워 넣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10~20㎡ 이상의 광범위 파손의 경우 아예 잘라 내 새로 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서울월드컵경기장의 하이브리드 잔디 양생 기간은 6개월이다. 봄부터 준비한다면 가을에는 교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매년 경기장의 50% 잔디 비축분을 확보한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관련 대책도 세워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설공단은 보호 매트도 준비한 상태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무대가 설치되는 위치와 인부가 지나다니는 곳곳에 별도의 보호 매트가 설치돼 있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매트 없이 맨 잔디에 시공하면 잔디가 거의 훼손된다. 매트를 깔아 놓으면 살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매트가 없는 상태에서 1000~2000명 이상의 관중이 (잔디 위로) 올라오면 당연히 잔디에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만약 관객이 그라운드 위에 올라온다면 그 자리에도 매트를 깔 예정이다. 공연 시간이 2~3시간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매트가 있다면 훼손 정도는 적을 거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만반의 대비를 마친 서울월드컵경기장이지만, 사실상 대형 콘서트 개최는 미지의 공포나 다름없다. 게다가 콘서트가 열리는 11일 서울에는 비가 예보돼 있다. 상암=김우중 기자 2023.08.10 05:00
부동산일반

여기저기 터지는 공사비 갈등…적극 개입은 어렵다는 정부

시멘트 등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겪는 건설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사는 치솟는 원자재 가격을 버틸 수 없다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조합은 건설사가 부당한 인상을 요구한다면서 정부의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공사비 갈등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사적 계약의 한계 상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25일 국토교통부(국토부)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과천주공10단지는 지하철역(과천역·4호선)과 관악산이 5분 내에 위치하고 사업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지역이다.DL이앤씨 측은 "지난 10개월간 과천주공10단지를 명품 단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건설경기 등 외부 상황에 여러 변화가 있어 재건축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대형건설사의 포기 사례는 더 있다. 지난 2월에는 대우건설이 울산 동구 일원에 644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사업에서 철수했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2021년 대비 급등하면서 공사비가 대폭 늘어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포기를 선택했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지표를 보면 지난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26p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2020년 4월, 117.93p)부터 4년간 28.26%(33.33p)가 늘었고 2016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는 14.79% 증가했다.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급등하자 공사비 갈등을 겪는 정비사업장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들어선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작년 4월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가 벌어졌을 정도로 공사비 갈등이 첨예한 사업지로 꼽힌다. 국토부는 공사비 증액과 검증에 대한 내용이 공사 도급 계약서에 명확히 포함될 수 있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추진한다.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도급 계약서에 공사비 증액과 검증 관련 조항을 의무적으로 담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계약서에 공사비 인상의 근거로 삼는 물가지수, 조정이 가능한 시점 등을 명시해 갈등 소지를 줄인다는 취지다.이에 따라 공사 도급 계약서에는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 금액 조정이 착공 이후에도 가능한지 등 조정 가능 시점과 범위를 명확히 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한국부동산원의 정비사업 사전 컨설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전 컨설팅을 정비구역 지정부터 정비계획 수립,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에 이어 시공사 계약 체결 단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다만 정부는 사적 계약에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적 계약을 세세하게 규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사비 갈등을 줄이는 데 필요한 사항을 계약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26 07:05
연예일반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한마음 한뜻으로 힘 모아야”..SLL, 타운홀 미팅 개최

중앙그룹이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지속적인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 SLL 및 산하 레이블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중앙그룹은 지난 17일 강원도 휘닉스 평창에서 홍정도 부회장을 비롯해 SLL 및 산하 레이블 임직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중앙그룹은 SLL 설립 이후 4년간 한국을 넘어 전세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성과를 돌아보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SLL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높여 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바는 같다(We’re on the same page)’라는 홍정도 부회장의 인사말로 시작한 타운홀 미팅은 스튜디오 시스템 출범 배경, 성장기 전략, 국내외 콘텐츠 시장 환경, 스튜디오 미래 비전 등 다양한 화두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고, 경영진과 스튜디오 구성원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홍 부회장은 SLL 스튜디오 체제의 시장 경쟁력과 산하 레이블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스튜디오 체제는 방송국 중심의 콘텐트 제작을 탈피해 다양한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다만 국내외 OTT 급성장과 맞물린 드라마 유통의 양적팽창이 다소 둔화돼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본사와SLL 내부의 제작과 유통, 그리고 레이블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필요한 콘텐츠를 고객에게 적시에 공급해 달라”고 주문하며 “성과에 따른 분명한 보상을 통해 회사와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환경이 되도록 업계 최고의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SLL은 지난 2020년 설립 이후 4년 동안 '부부의세계, ‘이태원클라쓰’, ‘범죄도시’, ‘지금 우리 학교는’, ‘재벌집 막내아들’, ‘수리남’, ‘나의 해방일지’, ‘D.P’, ‘몸값’ 등 다수의 히트작을 연이어 남겼다. JTBC 외에도 국내외 OTT에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며, 전세계적인 콘텐츠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OTT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시장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 부회장은 “현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 콘텐츠 자체의 퀄리티와 글로벌 성과뿐 아니라 유통사업 혁신, BIG IP와 시즌제 기획, IP 부가 사업 강화 등 수익 극대화를 위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SLL 및 레이블 구성원들은 이번 타운홀 미팅을 통해 콘텐츠 시장에서 SLL의 미래를 더욱 명확하게 그리게 됐다는 반응이다. SLL 콘텐트사업본부 사업2팀 권강민 팀장은 “제작 현장과 경영진의 고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시장 변화에 따라 민첩하게 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 조직의 유연함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SLL 레이블 ‘필름몬스터’ 박철수 대표도 “디지털적 콘텐트 유통 시대에 시장 변화를 외면한 채 기존의 전략만을 고집하다 보면 수요 없는 공급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경영진의 현실 인식에 깊이 공감했다며 “급변하는 시장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각을 공유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중앙그룹 관계자는 타운홀 미팅에 대해 “콘텐츠 시장에 대한 경영진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SLL의 지속성장 방향성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였다”며 “평소 한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구성원들 간의 소통 기회를 확대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18 09:47
사회

정부, '유혈사태' 수단의 체류국민 철수 위해 군 수송기 투입

정부가 수단 무력 충돌 사태와 관련해 우리 국민의 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와 병력을 투입하기로 했다.국방부는 21일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재외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C-130J) 및 관련 병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국방부는 "현재 수단 내 교전이 지속되고 있고 우리 국민들이 거주하는 수도 카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이라며 "우리 수송기 및 병력은 인근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대기하며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철수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파견되는 수송기는 1대이고, 병력은 조종사·정비사·경호요원·의무요원 등 50여명 규모다.수단에는 현재 공관 직원을 비롯해 우리 국민 25명이 체류 중이다. 이들은 모두 안전한 상태지만 전력 공급 등 체류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폐쇄 등 현지 여건상 지금은 수도 카르툼으로 바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미군기지에 일단 수송기를 대기시키면서 상황 전개를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수송기를 통해 국민이 철수하려면 카르툼에서 지부티 미군기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여건 및 수단이 확보돼야 한다. 수단 내에서는 교전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 육로 이동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정부는 모든 방안을 열어 놓고 다각적 철수 수단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역시 국민 철수를 위해 자위대 소속 수송기를 이날 지부티로 파견할 예정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무력 충돌 상황을 보고받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재외국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라"며 대책을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수단에서는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간 교전이 이어져 2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17일에는 미국 외교관 차량 행렬이 공격받았고, 에이단 오하라 수단 주재 유럽연합(EU) 대사도 하르툼 관저에서 공격당했다.우리 군은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을 당시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파견해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과 가족 390여명을 구출하는 '미라클 작전'을 편 적이 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21 15:44
프로농구

산토끼보다 집토끼부터…여자농구 FA, 눈치싸움 시작됐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는 무조건 잡는다.”여자프로농구 FA 1차 협상을 앞둔 6개 구단의 공통된 방침은 이른바 '집토끼' 단속이다. 대어로 꼽히는 선수들도 모두 잔류하는 분위기고, 시장에도 FA가 많지는 않아 내부 FA부터 잡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저마다 내부 FA들의 거취 결정된 뒤에는 외부 FA 영입을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미 FA 영입 구상이나 트레이드 전략까지 조심스레 세운 구단도 있을 정도다.5년 만에 ‘통합 챔피언’에 오른 아산 우리은행에서는 김정은(36)과 고아라(35) 노현지(30) 박다정(30) 등 포워드 4명이 FA 자격을 얻었다. 다른 팀들이 러브콜을 보낼 김정은뿐 아니라 우리은행은 FA를 모두 잔류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구단 관계자는 “산토끼를 잡는 것보다 집토끼를 지킨다는 생각이다. 무조건 기존 선수들을 잔류시키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팀 내부가 안정된 가운데 어떤 선수를 영입할지는 감독과 상의가 필요하다. 최대어로 꼽히는 한 선수는 몸값이 너무 비싸 데리고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부산 BNK 썸은 김한별(37)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다른 팀들도 영입을 노려볼 수 있는 대어 자원인 만큼 BNK는 김한별과 동행에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FA 이사빈(28) 역시도 동행을 위한 면담 예정이다. BNK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팀이 성장할 수 있었던 중심에 김한별이 있었던 만큼, (김)한별이 없이 새 시즌을 간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후 시장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FA 최대어로 꼽히는 강이슬(29)을 비롯해 김소담(30) 박지은(28) 심성영(31) 최희진(36) 등 가장 많은 5명이 FA 자격을 얻은 청주 KB 스타즈 역시 모두 동행하는 걸로 가닥을 잡고 협상을 준비 중이다. 특히 강이슬은 다른 팀들도 빠르게 협상을 타진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합의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구단 관계자는 “내부 FA는 다 잡는 걸로 생각하고 있고, 강이슬도 동행을 위해 구체적으로 만나 대화에 나설 것”고 설명했다.용인 삼성생명은 앞서 육성으로 구단 기조를 잡은 만큼 유일한 내부 FA 김한비(29)를 잡고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부천 하나원큐도 FA 김예진(26) 이정현(31)과 동행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인천 신한은행은 앞선 팀들과 달리 가장 적극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팀이다. 내부 FA 김진영(27) 이경은(36)은 무조건 잡는다는 방침인 가운데 그동안 여러 모로 팀에 도움이 됐던 한채진(39)의 은퇴 공백 등 전력 보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FA를 통해 보강을 원하는 포지션이 있고, 일부 포지션은 트레이드를 통해서도 보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으로 이번 시즌 준비를 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강이슬, 김한별 등 최대어들이 모두 잔류로 윤곽이 잡힌 모습이지만, 지난 시즌 김단비(우리은행)처럼 깜짝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최근 2년간 강이슬을 품었던 KB, 김단비를 품은 우리은행이 각각 첫 시즌 정상에 오르는 등 'FA 효과'가 증명된 만큼 대어를 영입하기 위한 각 구단들의 경도 치열하게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김명석 기자 2023.03.31 06:31
산업

'유통·식품'에 힘주는 롯데...신동빈 회장도 광폭 행보

롯데그룹이 유통·식품 사업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무려 1조원을 들여 온라인 식료품 물류센터를 짓고, 건강·헬스케어와 함께 와인·위스키 사업을 강화해 '유통 명가' 재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회장도 직접 경영에 참여, 관련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롯데쇼핑은 부산 강서구에 200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그로서리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인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이와 관련해 롯데쇼핑과 부산시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에서 ‘디지털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기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김상현 롯데쇼핑 총괄대표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롯데쇼핑은 협약에 따라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약 4만㎡ 규모의 부지에 하루 3만건 이상의 공산품과 식료품을 배송할 수 있는 전자동 물류센터를 짓는다.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5년 하반기 준공 예정으로, 신규 일자리 2000개 창출이 기대된다.롯데쇼핑은 부산 CFC에 영국의 최첨단 무인점포 시스템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처음으로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철저한 수요예측과 재고 관리, 효율적인 배송·배차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준다.특히 피킹과 패킹, 배송, 배차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로봇과 전산에 의해 자동으로 처리돼 더 이상 상품 누락이나 오배송 등 소비자 불편은 없을 것이란 것이 롯데쇼핑 측의 설명이다.김상현 롯데쇼핑 총괄대표 부회장은 “혁신적인 시스템을 통해 부산과 경남 지역민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나아가 지역 경제 발전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203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온라인 식료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부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6개 CFC를 열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2년에는 온라인 식료품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롯데칠성음료는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건 3년 만이다.신 회장은 그룹의 중점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2019년 말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롯데쇼핑, 호텔롯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의 등기임원도 그만뒀다.신 회장이 사내이사로 경영 일선에 참여하는 건 식품 계열사가 추진 중인 사업을 직접 살피겠다는 책임 경영의 의지로 읽힌다.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이 신 회장의 등기이사 컴백을 계기로 건강·헬스케어 분야에서 더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복귀와 관련해 "책임 경영 강화와 글로벌 투자, 인수합병(M&A), 사업 확장 등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빅썸바이오라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스타트업의 지분을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신 회장이 위스키, 와인 등 고급 주류 사업을 직접 챙겨 관련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인허가를 완료하고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스키 증류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신 회장은 지난 20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수장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아르노 회장은 2016년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까지 매년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해 유통가 주요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남을 이어왔다.지역별 매장 개수를 제한하는 주요 명품 운영 방침상 백화점별 명품 유치 경쟁이 치열하고, 면세점 역시 루이비통을 필두로 시내 면세점 점진적 철수 및 공항 면세점 확대 정책을 쓰고 있어 아르노 회장을 맞는 유통가의 셈법은 모두 다르다.이날 신 회장이 직접 응대에 나선 것도 백화점의 LVMH 매장 확대, 시내 면세점 유지 및 추가 유치 등을 위해 힘을 실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까지 나서 유통과 식품 사업군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며 "G마켓·옥션을 인수한 신세계그룹과 지난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쿠팡 등 경쟁사와 견줘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유통 명가'란 입지 회복을 위해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3.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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